최근 전기차 화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국민적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주차장에서 화재 발생 시 열폭주*로 인해 주변 차량과 시설까지 피해가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전기차 전용주차구역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 열폭주 : 전기차 배터리 셀의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여 셀 내부에서 연쇄적인 화학반응이 일어나 화재 및 폭발이 발생하는 현상
이에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이 실내 공영주차장에 있는 전기차 전용주차구역을 조사한 결과, 소방대원이 화재를 진압하고 민간인이 대피하는데 부적합한 위치에 설치돼있거나, 주차면끼리 서로 인접해 있어 화재가 확산될 우려가 있었다.
☐ 전기차 전용주차구역 위치 부적합, 신속한 화재진압 및 대피 곤란
전기차 화재가 지하에서 발생하면 소방차와 소방대원의 신속한 접근이 어렵고 밀폐된 공간에 연기와 열이 갇혀 대피와 소화 작업이 힘들어질 수 있다. 이에 한국화재보험협회의 「전기차 충전설비 안전기준(KFS-1130)」에서는 전기차 충전설비를 지상*에 설치하고 부득이한 경우 지하 2층 이상에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 옥외 안전 장소 > 충전 전용 건물 > 주차건물 옥상 > 건물 내 지상 > 건물 내 지하
전기차 충전설비의 설치 위치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주차장 30개소 중 19개소(63.3%)가 지하층에 충전시설을 설치했으며, 이 중 6개소(20%)는 지하 3층 이하에 설치해 화재 발생 시 진압이 어려울 수 있었다.
직통계단(피난계단)*에 인접한 위치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와 열이 직통계단으로 빠르게 확산해 화재진압과 대피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부산소방재난본부의 「전기차 전용주차구역 소방안전가이드」에서는 전기차 전용주차구역을 직통계단과 멀리 떨어진 위치에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 직통계단 : 건축물의 모든 층에서 피난층 또는 지상까지 직접 연결된 계단
직통계단 주변에 전기차 전용주차구역 설치 행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30개소 중 10개소(33.3%)는 직통계단과 인접한 위치에 전기차 전용주차구역을 설치해 화재 발생 시 직통계단 사용이 어려울 수 있었다.
☐ 주차면 간 이격거리* 부재, 주변 차량으로 화재 확산 우려
* 이격거리 : 안전 확보 등을 위해 두는 물리적 거리
전기차 화재는 제트 화염*이 주변 차량으로 번지면서 화재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 이에 영국의 「실내 주차장: 전기차 화재 안전 가이던스」에서는 전기차 간 거리를 넓힐 수 있도록 기존 3개의 주차면을 2개로 전환하는 등 주차면 간 최소 90cm ~ 120cm의 여유 폭을 둘 것을 권장하고 있다.
* 제트 화염(Jet Flame) : 연료가 빠르게 분사되거나 고압에서 연소되면서 형성되는 길고 강력한 화염
전기차 전용 주차면 간 이격거리 유무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주차장 30개소에 있는 전기차 전용 주차면 835개 중 좌우 모두에 이격거리를 두거나 별도 공간에 분리한 주차면은 48개(5.7%)에 불과했다.
한편 조사대상 주차장 20개소 중 2개소(6.7%)는 전기차 전용주차구역 및 충전시설을 고전압 시설 등 위험구역과 인접한 곳에 설치해 화재 발생 시 대형 사고 우려가 있었다.
☐ 질식소화포 등 전기차 화재진압 설비 미흡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이나 배터리 셀 간 화재 확산, 유해 가스 발생 등의 특성 때문에 일반 분말 소화기로는 화재진압이 상대적으로 어려워 질식소화포 등을 통한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조사대상 주차장에 질식소화포 비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주차장 30개소 중 절반인 15개소(50%)에서만 질식소화포가 비치되어 있었다.
※다만, 일반 소화기는 30개소에 모두 비치되어 있었음.
한국소비자원은 조사대상 주차장 관리주체와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전기차 전용주차구역 및 충전시설에 소화설비를 설치하고 충전시설의 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권고했다. 아울러 관계부처에는 전기차 화재 특성을 고려한 전기차 전용주차구역의 안전 기준 마련을 건의할 예정이다.
[ 한국소비자원 2025-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