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주요 원재료가격 8.1%~17.0% 하락
페인트 출고가격 변동 미미하고,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20% 인상돼
유가하락에 따른 기업의 비용 감소가 소비자와 공유되지 못해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페인트 제조사의 수익이 크게 증가한 반면 소비자들은 유가 하락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페인트산업은 주로 건설, 철강, 금속, 선박, 자동차, 전기전자 등 타산업의 중간재 및 마감소재로 사용되지만, 최근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DIY(Do It Yourself)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직접 구매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덕승 회장) 물가감시센터(김천주·김연화 공동위원장)는 페인트의 원재료가격과 제품가격 추이 분석을 통해 비대칭적 가격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1. 페인트 주요 원재료(수지‧안료‧용제)가격, ’11년 대비 ’14년 8.1%~17.0% 하락해
페인트의 원재료는 석유화학제품으로부터 유도 및 합성되고 있어 유가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페인트의 구성 성분을 크게 나누면 수지 25.5%, 안료 30.3%, 용제 43.4%, 첨가제 1.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원료의 가격은 국제유가 하락, 환율약세 등으로 ’11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인트 주요 제조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수지의 ’14년 평균 매입가격은 ’11년보다 8.1% 하락했고, 안료는 동기간 17.0%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용제 역시 12.4%나 하락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원료가격 인상 전인 ’10년과 비교하더라도 0.3%~7.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페인트의 주요 원재료는 장기간 공급과 가격이 매우 양호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표1> 페인트 주요 원재료가격1) 변동 추이
(단위: 원/kg)
|
구분 |
2011년 |
2012년 |
2013년 |
2014년 |
’11년대비증감률 |
|
수지 |
3,934 |
3,799 |
3,817 |
3,614 |
-8.1% |
|
안료 |
1,869 |
1,837 |
1,642 |
1,552 |
-17.0% |
|
용제 |
1,572 |
1,566 |
1,515 |
1,377 |
-12.4% |
출처: 삼화페인트‧노루페인트‧건설화학공업‧조광페인트 사업보고서
주: 1) 수지‧안료‧용제의 가격변동을 공시하고 있는 제조 4사의 평균 매입가격임.
2) KCC의 경우 원재료가 세분화되어 있어, 비교 가능한 4사의 원재료 가격정보를 참조함.
2. 페인트 출고가격, 원료가격 급등 시 8.7%~17.3% 인상, 하락기엔 변동 없어
페인트 소비자물가지수, 최근 3년간 약 20% 상승해, 전체 지수보다 4배 높아
원재료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했음에도 페인트 출고가격은 변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축용 출고가격을 공시하고 있는 KCC,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의 제품가격을 살펴본 결과, ’11년 대비 ’14년 각각 –1.9%, 2.4%, -0.3% 변동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의 경우 소폭 가격인하가 있었으나 B2B 비중이 높은 페인트 산업의 특성상 구매업체의 가격 협상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아파트 등의 최종재를 구매하는 최종 소비자는 그 미미한 혜택도 체감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사료된다.
더욱이 국제유가가 비교적 낮았던 ’10년 출고가격은 KCC 2,791원/ℓ, 삼화페인트 2,796원/ℓ, 노루페인트 2,400원/kg으로, ’14년과 비교할 경우 KCC와 삼화페인트는 무려 15.0%나 인상되었고, 노루페인트 역시 8.4% 인상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주요 원재료가격이 6.5%~13.8% 상승했던 2011년, 제품가격 역시 큰 폭(8.7%~ 17.3%)으로 조정했기 때문인데, 원료가격 급등 시 제품가격에 즉각 반영했던 업체들이 하락기에는 가격인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표2> 페인트 출고가격1) 변동 추이
(단위: 원/ℓ(kg))
|
구분 |
2011년 |
2012년 |
2013년 |
2014년 |
’11년대비증감률 |
|
KCC |
3,274 |
3,328 |
3,250 |
3,211 |
-1.9% |
|
삼화페인트 |
3,139 |
3,272 |
3,242 |
3,215 |
2.4% |
|
노루페인트 |
2,609 |
2,624 |
2,584 |
2,602 |
-0.3% |
출처: KCC‧삼화페인트‧노루페인트 사업보고서
주: 1) 건축용 페인트의 가격변동을 공시하고 있는 제조 3사의 평균 출고가격임.
2) 삼화페인트의 경우 2012년부터 일부 품목 재분류에 따라 제품가격이 수정 반영됨.
’11년 이후 페인트의 주요 원재료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나, 페인트 출고가격은 변동이 미미한데다,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큰 폭으로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4.8% 상승한 반면 페인트 부문은 동기간 무려 19.6% 인상되었고, 페인트의 물가상승률은 전체 상승률보다 4.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하락에 따른 기업의 비용절감 효과가 소비자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림1> 페인트 소비자물가지수 변동 추이
출처: 통계청
3. 페인트 제조 5사의 평균 영업이익률 소폭 증가, 원재료가격 인하혜택을 소비자와 공유하지 않을 경우 제조사의 수익은 더욱 더 증대될 것
페인트 제조 5사의 매출액대비 원재료비 비중은 ’14년 현재 64.8%로 원재료가격의 변동에 따라 수익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으며, ’11년 원재료가격이 급등했을 당시 그 비중은 69.2%에 달했으나, 이후 원료가격 하락으로 인해 3년간 4.4%p 부담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제조 5사의 매출원가율 역시 매년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11년 평균 6.0%에서 ’14년 7.1%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원재료의 투입시차를 감안한다면 제조사들의 수익성 개선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원재료가격 하락에 대한 혜택을 소비자와 공유하지 않고 기업이 온전히 흡수한다면 제조사의 수익은 더욱 더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표3> 페인트 제조 5사의 영업이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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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2011년 |
2012년 |
2013년 |
2014년 |
’11년대비증감률 |
|
KCC1) |
11.3% |
11.8% |
11.0% |
9.4% |
-1.9%p |
|
삼화페인트 |
5.1% |
4.8% |
5.5% |
4.5% |
-0.6%p |
|
노루페인트 |
3.2% |
3.7% |
4.3% |
5.4% |
2.2%p |
|
건설화학공업 |
6.5% |
6.5% |
7.7% |
8.2% |
1.7%p |
|
조광페인트 |
3.8% |
4.0% |
5.4% |
8.2% |
4.4%p |
|
평균 |
6.0% |
6.2% |
6.8% |
7.1% |
1.1%p |
출처: 각사 사업보고서
주: 1) KCC의 경우 도료부문의 영업이익률임.
국제유가 하락이 제품가격 인하에 반영되어 가계의 실질구매력 증대되어야
유가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모두 페인트 제조사로 귀착돼 기업의 수익성만 올라가고 소비자는 전혀 가격변동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페인트와 같이 중간재 사용 비중이 큰 제품일 경우 최종 소비자에게 미치는 산업이 광범위해져, 제조사의 생산비용 감소가 제품가격 인하로 연결된다면 소비자는 다양한 품목에서 가격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며 거시적인 측면에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반년 이상 원유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각종 소비제품의 가격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유가하락이 제품가격 인하에 반영되어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증대될 경우 국제유가 하락이 전체 경제의 구매력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본 협의회는 유가 및 원자재가격 하락에 대해 소비자 역시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감시할 것이다. 끝.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2015-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