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CT 검사 직후 사망에 대한 손해배상 요구

by 강원도소비생활센터 posted Mar 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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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개요
망인은 2014. 7. 2. 피신청인 병원 이비인후과에서 목의 종물에 대하여 조영제를 사용한 경부 CT 검사(이하 ‘이 사건 검사’라 한다)를 받기 위해 조영제 피부반응 검사를 받은 후 음성으로 확인되어 같은 날 위 검사를 받았고, 검사 직후 심정지가 발생하여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2014. 7. 11. 호흡 부전으로 사망하였다.
망인은 이 사건 검사 전 타 병원에서 목의 종물에 대한 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신청인 4는 망인을 대리하여 “치료를 요하는 정도의 과민반응이 드물게 발생할 수 있고 3만~10만명 중 1명에서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나, 본원에서는 개원 이래로 이러한 경우는 없었으며 만약의 사고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조영제사용 CT 검사 신청서 및 동의서에 ‘약물 부작용으로 피린계 알러지‘라고 기재하고 서명하였다.

 

당사자주장
가. 신청인(소비자)
피신청인이 암으로 추정되는 상황이 아님에도 성급하게 망인에게 CT 검사를 시행하였고, 검사 전 약물 부작용(피린계 알러지)에 대해 고지하였으나 부작용 발생 여부에 대한 관찰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심정지가 발생한 후에도 적절한 조치 없이 무리하게 흉부를 압박하여 늑골 골절 및 혈흉이 발생하였으며, 피린계 약물을 투여하는 등 피신청인의 과실로 망인이 사망하였다는 이유로 피신청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나. 피신청인(사업자)
-

 

판단
가. 전문위원 견해
(1) 전문위원 1(호흡기내과)
o 천식 환자에서 조영제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지 여부
- 일반적으로 천식 또는 피린계 약물 알러지가 있는 경우라고 해서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조영제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 발생 확률이 높아지지는 않음.
o 통상적으로 조영제 투여 전 조영제 피부 반응 테스트를 하는지 여부
- 피부 반응 테스트(AST)는 페니실린계 항생제처럼, 면역글로불린 E(IgE) 매개성 알레르기 반응을 예측하는데 쓰여지는데, 조영제 알레르기(아나필락시스 쇼크 포함)는 비면역글로불린 매개성 알레르기 반응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영제에 대한 피부 반응 테스트는 위음성률 나올 가능성이 높고, 예측률이 낮은 반면,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여러 기관에서는 조영제 반응 테스트를 시행하지 않음.
o 심정지 발생 이후 조치 지연 여부
- 아나필락시스 쇼크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에피네프린이 망인이 증상 호소한 시점에서 3~5분 내에 즉시 투여되었으며, 이후 반복적인 에피네프린 투여 및 생체징후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판단됨.
o 사망 추정원인
- 망인이 조영제 아나필락시스 쇼크였는지 확진하기 위해서는 조영제를 재투여하여 살피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망인이 기술한 사항 외에 다른 소견(예를 들어 피부 발진, 가려움증, 눈-입 부종, 복통, 구토 등)을 동반했거나, 아나필락시스 쇼크 반응 발생 수시간 내에 검사한 트립타제(tryptase) 수치가 상승했다면 아나필락시스 쇼크일 가능성이 높음. 이 사건에서 제출된 소견만으로는 망인이 사망한 추정원인으로 조영제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확진하기 어려우며 다른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임.
o 종합 의견
- 조영제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매우 드물게 발생하지만 치명적일 수 있으며, 현재 까지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나 검사가 없는 상태로써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하였을 경우 즉각적인 에피네프린 투여를 포함한 응급 처치가 필요함.
(2) 전문위원 2(이비인후과)
o 진단의 적절성
- 경부 종괴의 영상검사는 초음파, 방사성 동위원소, 단순 방사선 검사, CT와 MRI, PET-CT 등이 있으며 임상적으로 가장 흔히 시행하는 검사는 초음파검사(세침흡인세포검사 포함) 및 경부 CT 검사인데, 초음파검사를 통한 세침흡인세포검사 결과를 통해 낭종성 종물과 고형 종물의 감별 및 세포의 악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단일 검사로는 CT가 가장 정확하며, CT에서 림프절은 근육과 비슷한 음영을 나타내므로 조영제를 주입하여 근육과 경부혈관을 감별하게 됨. 따라서 초음파검사와 경부 CT 검사의 순서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는 없고, 임상의마다 다를 수 있으며 이 경우 이미 개인의원에서 경부 초음파를 시행하여서 CT를 우선적으로 검사한 것으로 보이고, 40세 이상 군에서는 악성 종양의 경부 림프절 전이, 갑상선 악성종양, 염증성 림프절염, 선천성 이상의 순으로 빈도를 보임.
- 본 사건의 경우 종괴의 크기와 위치 및 성상, 지속시간을 고려했을 때(2㎝ 크기의 단단한 종괴, 수개월 이내 지속) 양성보다는 악성의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으며 촉진으로 단단하고 고정되어 있는 2㎝ 크기의 종괴가 일측 경부에서 만져진다면 전이성 병변을 의심할 수 있다고 사료됨.
o 천식 환자에서 조영제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지 여부
- 기저 신기능 저하가 동반된 경우, 이전 조영 물질에 대한 과민반응이 있었던 경우, 천식, 약물 알레르기, 기저 내과적 질환이 동반된 경우, 고령 등에서 정상인보다 조영제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높으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하여 조영제 과민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투여 전 반응검사를 시행하지만, 사전 반응검사에서 이상이 없어도 일부에서 조영제 과민반응 쇼크가 발생할 수 있음. 즉, 특별한 위험인자가 없더라도 조영제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인한 사망은 확률적으로 10만 명 중 1명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
o 심정지 발생 이후 조치 지연 여부
- 응급상황 시 진료지침에 따르면, 기도를 확보 후, 호흡이 확인되지 않으면 바로 심장 압박을 시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피신청인은 심정지 원내 방송을 즉각적으로 시행하였고 관련과 의사들이 도착하기 전, 영상의학과 의사에 의해 심장압박이 시작된 것으로 보아 심정지 발생 이후의 조치 지연은 없었다고 사료됨.
o 사망 추정원인
- 조영제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부작용도 줄었지만, 아직도 CT 검사를 받는 10만 명 중 1명이 예측할 수 없는 과민반응 쇼크(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본 건의 경우, 사망 추정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가능성으로는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가능하다고 생각됨.

나. 피신청인의 책임 유무
경부 종괴에 대한 영상 검사로는 CT가 가장 정확하며 CT상 림프절은 근육과 비슷한 음영을 나타내므로 조영제를 주입하여 근육과 경부혈관을 감별한다는 전문위원의 견해에 따라, 초음파를 통한 세침흡인검사 및 경부 CT 촬영을 계획한 피신청인의 치료 계획이 문제될 것은 없는 점, 두가지 검사 중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에 있어서는 의사의 재량이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신청인이 성급하게 CT 검사를 시행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망인이 고령이고 천식의 기왕력이 있으며 약물 알러지(피린계)가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정상인보다 조영제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높을 수 있으나, 진료기록부상 이 사건 검사 전후로 피린계 약물이 투여되지 아니하였고, 피신청인은 CT 검사 전 조영제 과민반응 검사를 시행하였는데 사전 반응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조영제 과민반응 쇼크가 발생할 수 있으며, 특별한 위험인자가 없더라도 10만 명 중 1명의 확률로 조영제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인한 사망 발생 가능성이 있는바, 망인에게 발생한 사망의 결과는 불가피한 약물 부작용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임상적으로 CT 검사가 이루어지는 장소에 반드시 의사가 상주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이 사건에서는 망인에게 쇼크가 발생한 이후 피신청인 측에서 필요한 조치를 특별히 지연한 사정이 보이지 아니하고, 심폐소생술을 하는 과정에서 흉부 압박으로 인한 늑골 골절 및 혈흉이 발생하였으나 이는 치료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신청인에게 검사 및 이후 조치 과정에서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주의의무 위반 사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검사 전 작성된 동의서상 조영제 과민반응이 드물게 발생할 수 있으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 이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고, 만약 위와 같은 설명이 없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미 초음파 검사를 받은 망인의 경우 진단을 위해 반드시 CT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므로 설명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하여 이로 인해 망인의 선택권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분쟁조정 신청에 대하여는 조정하지 아니함이 상당하다.

 

결정사항
이 사건 분쟁조정 신청에 대하여는 조정하지 아니한다.

 

[출처 -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정보]